요트 이야기/요트 세계일주

마젤란 해협 - 항해사를 바꾼 뱃길의 번영과 몰락

구름위 2014. 10. 2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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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젤란 해협 - 항해사를 바꾼 뱃길의 번영과 몰락

                     

지구상 가장 험악한 바다는 어디일까. 필자가 기억하는 가장 험악한 바다는 남아메리카 대륙의 남쪽 끝단 드레이크 해협이다. 항로를 남으로 잡고 계속 내려가자니 물빛부터 시커멓게 변하는 것이,초행자의 기를 팍 죽여 놓더니 항해하는 내내 밤낮없이 빌딩같은 큰 파도와 미친듯이 사나운 강풍이 몰아쳤다. 배가 '가을바람 낙엽'처럼 며칠을 파도사이에서 구르고 있자니 '드디어 여기서 죽는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기억이 난다.

목선시대 대서양과 태평양을 넘나들려면 남극과 남미대륙 남단 사이의 이 드레이크 해협을 통하지 않고는 달리 길이 없었다. 엉성한 목선이 돛을 올려 바람을 타고 남극의 차가운 폭풍이 몰아치고 해류가 계곡의 급류처럼 빠른 이 거친 해협을 헤쳐나가는 건 목숨을 파도에 저당 잡히는 일이었다.

1520년 겁없는 모험가 마젤란은 선단을 이끌고 대서양 연안으로 내려오다가 드레이크 해협 앞에서 망설이고 있었다. 파도는 미친 듯이 날뛰고 바람은 돛을 부러뜨릴 듯이 맹렬히 불어와 할 수 없이 남미 대륙 끝에 있는 섬 사이 안전한 곳으로 선단을 몰고 들어갔다. 기상이 좀 호전되면 드레이크 해협을 건너기로 하고 일단 강하구로 들어가 대피했는데 강이라고 생각했던 그 물줄기는 넓어졌다 좁아지며 계속 이어졌다. 계속해서 강을 따라 올라가던 마젤란 선단은 환호성을 터뜨렸다. 태평양이 눈앞에 펼쳐진 것이었다. 사나운 드레이크 해협이 아닌, 좁지만 잔잔하고 안전한 새로운 해협을 발견한 것이다. 이것이 항해사를 바꾼 마젤란 해협 의 발견이다.

마젤란 해협의 발견 이후 수로가의 작은 마을 푼타 아레나스는 하루가 다르게 커져, 낮이고 밤이고 흥청거렸다. 그러나 계속될 것만 같던 번영도 400년의 세월이 흐른 1914년 남북미대륙을 관통하는 파나마 운하가 개통되자 남미대륙 아래쪽 끝을 돌아가던 뱃길은 하루아침에 끊겨 버렸다. 어두침침한 납 빛깔의 바다처럼 푼타 아레나스는 한적한 포구로 마젤란 해협과 함께 역사의 장에서 사라지게 된 것이다.

       - 김재성·부산해양수산청 선박검사관 (출처:부산일보070507) -

 

 

                                                                                                         

 

마젤란 해협의 도시 푼타 아레나스... 한때는 매우 흥청댔을 겁니다.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교통요충지였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전혀 생각지 못한 파나마 운하가 뚫린 이후 푼타 아레나스는 조그만 포구로 전락이 된 거지요.

개인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작은 성공에 만족해서 안주하는 삶을 살다 보면 변화에 둔감하게 됩니다. 5년 뒤, 10년 뒤에는 상황이 확 뒤바뀔 수 있는데 말입니다. 

얼마 전에 이건희 회장이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10년 전의 삼성은 지금의 5분지1 크기에 구멍가게 같았는데 까딱 잘못하면 그렇게 된다."... 현재 연간 수조 원의 이익을 내고 있는 삼성이지만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지요. 

지금 무지 잘나가고 있는 삼성그룹도 이렇게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는데... 작은 풍랑에도 흔들리기 쉬운 개인들은 더욱 더 착실하게,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