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스페인의 접경지대인 피레네 산맥 깊은 곳에 자리한 소국 안도라.
이 나라는 아주 작으면서도 기묘한 정치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이곳은 원래 9세기경 우르헬 백작의 소유였는데
그가 죽으면서 영지 상속을 꽤 골치 아프게 하여 분쟁의 씨앗을 남겼다.
프랑스의 프와백작에게 영지를 상속하되, 그 절반의 관리는 스페인의 우르헬 주교에게 맡겼던 것이다.
이에 당연하듯이 두 상속인 사이에 치열한 지배권 분쟁이 시작되었다.
결국 1278년에는 공동 통치에 합의했지만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일은 더 복잡해졌다.
그러자 다른 곳에도 영지가 많았던 프와백작이 조그만 땅 때문에 머리가 아픈 나머지
이 땅의 소유권을 프랑스 왕에게 바쳐버렸고, 우르헬 주교는 이를 강력히 항의했다.
이로써 안도라의 소유권과 외교권을 프랑스가 가져가게 되었는데,
이 작은 나라 때문에 분쟁을 피하고 싶었던 프랑스와 스페인은 협정을 맺고,
1년씩 교대로 경찰을 파견하여 치안을 맡아주기로 했다.
안도라는 주권을 인정받는 대신 두 나라에 세금을 바치기로 했다.
그 세금이란게 아무리 작은 나라라 해도 우리가 생각하기엔 참으로 재미있는 액수다.
프랑스 대통령에게는 1년에 한 번씩 현금 18,000원을 우편환으로 부치고,
스페인의 우르헬 주교에게는 닭 두 마리, 치즈 4개, 햄 2개를 해 마다 바쳤던 것이다.
세금이 없는 쇼핑천국 안도라는 ‘안도라 우표’ 판매수입으로 여유롭게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