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자체가 살상을 피할 수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노력여하에 따라서는 인명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전쟁을 일선에서 지휘하는 정책 당국과 지휘관들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한데, 만일 이들이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한다면 적보다 먼저 제거 되어야 마땅합니다.
전쟁은 살상을 피할 수 없지만 노력여하에 따라 줄일 수 있습니다.
나폴레옹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보면 너무나 컬러풀한 군복으로 멋을 낸 군인들이 일렬로 도열하여 진격과 방어를 하는 장면이 나오고는 합니다. 그런데 이런 시대극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기는 합니다만 너무 적의 눈에 잘 띄는 울긋불긋한 군복을 입은 모습은 사실 상당히 생소합니다.
나폴레옹 전쟁 당시를 재현한 사진
적에게 이쪽의 세력(?)이 크다는 것을 은연중 과시하기 위해서 그랬다는 설(說)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당시의 통신 사정과 관련이 많습니다. 눈과 귀 그리고 전령의 소식으로만 정보를 얻을 수밖에 없는 당시의 지휘관들은 작전을 원활히 구사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아군과 적군을 쉽게 구별하여야 했는데, 그런 이유 때문에 눈에 짤 띄는 군복을 입게 되었다고 합니다.
나폴레옹 전쟁 당시를 배경으로 한 시뮬레이션 게임의 화면인데
피아를 구분하여 지휘하기 위해 실제같이 형형색색의 군복을 입혔습니다.
피아를 구분하여 지휘하기 위해 실제같이 형형색색의 군복을 입혔습니다.
더구나 당시에는 칼과 창을 함께 사용하였을 만큼 아직까지는 총포의 정확도가 상당히 떨어지고 사거리나 성능도 지금과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부족하였기 때문에, 병력 배치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을 만큼 눈에 잘 띄는 군복을 입어도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더불어 매복이나 기습보다 정면 대결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던 시류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한마디로 노출을 시키고 싸워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무기의 성능도 뛰어나지 않아 군복은 그리 커다란 영향을 끼치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나폴레옹 전쟁 때까지는 이러한 전장의 패션쇼를 그런대로 용서(?)하여 줄 수가 있지만 무기의 성능이 비약적인 발달이 이뤄진 제1차 대전 당시에도 이러한 전통이 그대로 답습되고 있었습니다. 1870년의 보불전쟁이후 최초로 벌어진 전면전이라서 평화를 너무 오래 만끽하였는지는 몰라도 당시의 전쟁 당국자들의 사고방식은 나폴레옹시대에서 멈춰져 있었습니다.

제1차 대전 당시 울긋불긋한 군복을 입고 돌격하는 프랑스군
놀랍게도 100년 전의 전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100년 전의 전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다음의 사진들은 제1차 대전 당시 각국의 군복입니다. 참호를 넘어 돌격하는 군인들이 입고 있는 눈에 잘 띄는 울긋불긋한 패셔너블한 군복은 적들에게 " 나 여기 있어! 맞춰봐라 ! " 고 알려주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습니까? 나폴레옹 전쟁 당시에는 설령 그렇게 입어 눈앞에 보여도 가까이 다가가지 않고는 공격할 방법이 없었지만 이미 시대는 원거리 저격이 가능한 고성능 소총과 기관총이 일선 무기가 되어 있었습니다.
제1차 대전 당시의 독일군
제1차 대전 당시의 러시아군
제1차 대전 당시의 영국군
제1차 대전 당시의 프랑스군
결국 눈에 잘 띄는 멋있는 군복을 입은 병사들은 상대에게 좋은 표적이 되었고 전선을 무수히 많은 피로 적셔내려 갔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이 이전의 전쟁과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사상자가 많았던 이유에는 이러한 고루한 복식문화의 전통을 가지고 있던 군복도 한 몫 하였다고 감히 단언하고 싶습니다.
비록 얼마가지 않아 잘못을 깨닫고 허둥지둥 대책을 세우기 바빴지만, 당연한 상식을 깨닫기까지 덧없이 사라진 고귀한 생명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의장대에게나 어울릴 이런 군복을 입혀 군인들을 사지로 몰아낸 당시의 전쟁지도부는 지탄을 받아 마땅합니다. 전쟁은 절대 멋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패션쇼 경연장도 아닙니다. 그런데 혹시 지금도 너무 과거의 전통에 집착하여 이와 유사한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것은 없는지 반문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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