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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안데스 산맥 추락 사건

구름위 2012. 10. 9. 11:44

내가 죽으면 나를 먹어도 좋다!

 

 

1972년 10월, 이 날은 불길하게도 13일의 금요일이었다.

우루과이에서 칠레로 향하던 비행기가 안데스 산맥을 지나고 있던 시간,

우루과이 대학의 럭비팀 선수들과 그 가족들은 이 여행이 편안한 여행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비행기가 중심을 잃고 흔들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이 상황에 호기심을 느낀 선수들이 얘써 웃으며 장난스럽게 받아들였지만

이것이 장난이 아니란걸 느끼며 표정이 굳어져갈 때 비행기는 추락하고 있었다.

 

"쾅~"하는 엄청난 굉음과 함께 동체는 두동강이 나고 많은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죽었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사람들은 이후 자신들에게 찾아 올 운명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눈 덮인 혹한 속에서 72일간 동료의 시체를 뜯어 먹으며 생존해야 한다는 사실.

이것은 영화 '얼라이브'를 통해 너무나도 유명해진 사건이다.

 

 

충격으로 기절했던 난도 파라도가 깨어났을때 함께 탑승했던 어머니는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구조를 기다리며 버티지만 조난 8일 뒤, 부상을 당한 여동생마저 죽고 만다.

갑작스런 눈사태로 몇 명이 더 죽고, 남은 안테나를 이용해 겨우 라디오 방송을 듣게 되었다.

 

실종 소식이 나오자마자 정부와 그들 가족들이 구조에 많은 애를 썼다.

하지만 추락 예상 범위가 워낙 넓은데다가 지형이 험하고 눈까지 내렸다.

수색은 아무 소득 없이 중지되었고 사람들은 그들을 점차 잊어갔다.

 

실낱같은 희망으로 구조를 기다렸던 생존자들은 절망했다.

이 가운데 상황은 더욱 나빠져만 갔다. 부상자들의 상태가 악화되는 가운데

먹을 것은 나날이 떨어져 갔고 나중엔 치약이 후식으로 지급될 정도였다.

추락과 방치, 그리고 이번에는 굶주림이라는 세 번째 공포가 찾아왔다.

 

 

생존자들은 극한 상황에 갑자기 던져진 실험쥐와 같았다.

이들은 대부분 중산층 출신이었고 아직 세상의 험한 것을 겪어보지 못한 철부지들이었다.

극한 굶주림 속에서 이들이 본능적으로 깨달은 건 뭔가를 먹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생각이 하나 둘씩 커지면서 그들의 눈에 동료들의 시신이 들어왔다.

그리고 오랜 망설임끝에 누군가 말을 꺼낸 순간 그 금기의 선이 무너졌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맹세가 함께했다. "내가 죽으면 나를 먹어도 좋다!"

 

이때 난도 파라도는 죽은 여동생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는 굶주린 동료들에게 적의까지 드러냈지만 결국 시신을 넘기고 만다.

그리고 10주가 지난 후, 난도는 더 이상 앉아서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로 하고 로베르토 카네사를 설득해 구조 요청을 위해 길을 떠난다.

 

결국 난도와 로베르트의 노력으로 생존자들은 극적으로 구출되었다.

그 악몽같았던 72일. 그래도 다행인 것은 적어도 생존을 위해 살인까지는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들이 최후까지 버틸 수 있었던 마지막 시간이었다.

 

 

[출처] 안데스 산맥 조난기 : 생존을 위해서

[출처] 무비스트 http://www.movist.com/movies/movie.asp?mid=5856

출처 : 역사를 창조한 문학
글쓴이 : 임용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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