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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軍, 만주 침략 때 전투식량으로 건빵에 별사탕 제공

구름위 2017. 1. 1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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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軍, 만주 침략 때 전투식량으로 건빵에 별사탕 제공

별사탕


고온에 구운 결정체로 습기만 주의하면 20~30년 저장

겨울철 얼음에 질리는 병사들 위해 별사탕에 색깔 입혀

 

 


 

기사사진과 설명
만주사변을 일으킨 후 랴오닝성 진저우(錦州)로 입성하는 일본군. 건빵과 별사탕은 만주사변 때 전투식량으로 지급됐다.  필자 제공

만주사변을 일으킨 후 랴오닝성 진저우(錦州)로 입성하는 일본군. 건빵과 별사탕은 만주사변 때 전투식량으로 지급됐다. 필자 제공



 건빵에는 별사탕이 들어 있다. 별사탕을 먹으면 입에 침이 고여 수분이 전혀 없는 건빵도 쉽게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넣어둔 것으로 알고 있다. 옳기는 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 건빵과 별사탕, 그렇게 단순한 관계가 아닌 것이다.

 건빵에 누가 처음으로 별사탕을 넣었을까? 왜 넣었을까? 그리고 별사탕에 왜 알록달록 색깔을 입혔을까?

 건빵의 뿌리는 비스킷이지만 지금 우리가 보는 것과 같은 건빵의 기원은 일본 제국주의 육군이고 별사탕 역시 마찬가지다. 건빵에 별사탕이 들어간 시기는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일본의 만주 침략 전후로 추정된다. 만주사변이 발생한 1931년의 기록에 건빵 225g에 별사탕을 함께 넣어 포장했다는 내용이 있다. 그리고 중일전쟁이 본격화된 1938년, ‘육군전시급여규칙(陸軍戰時給與規則)’에는 건빵 220g에 별사탕 10g을 무명 주머니에 별도로 넣는다는 규정이 실려 있다. 일제가 중국 침략을 본격화하면서 전투식량으로 건빵과 별사탕이 발전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별사탕을 넣게 된 데는 배경이 있다. 별사탕은 일본말로 콘페이토(金平糖)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16세기 말 포르투갈 선교사가 일본 쇼군에게 선물한 사탕에서 비롯됐다. 옛날에 설탕은 아주 귀한 식품이었기 때문에 설탕을 원료로 만든 별사탕은 아무나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일본도 마찬가지여서 19세기까지 귀족이 먹는 사치품이었고 일왕이 백성에게 선물로 하사하는 귀중품이었다. 그러니 일반 백성에게는 꿈속에서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값비싼 식품이었기에 일본은 사탕수수 재배를 통해 설탕 자급률을 높이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리고 1896년 타이완을 식민지로 만들면서 설탕 생산이 크게 늘었고 1926년을 전후해 설탕 자급자족을 실현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조선의 쌀을 탈취해 식량을 공급한 것처럼 타이완의 설탕을 수탈해 설탕 자급률을 달성한 것이다.

 1931년에 건빵을 포장하면서 별사탕을 함께 넣는다는 기록이 보이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병사로서는 불과 30~40년 전까지만 해도 귀족들이나 먹는 사치품이었고 일왕이 특별한 날 하사품으로 선물하던 별사탕을 자신들도 건빵과 함께 먹게 된 것이다. 별사탕 하나에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아졌을 것이다.

 건빵에 별사탕이 들어간 시기와 배경은 그렇다고 해도 왜 하필이면 별사탕을 넣었을까? 보통의 다른 사탕을 넣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건빵과 같이 포장되는 별사탕은 비상시 병사들의 에너지 공급원이다. 보급을 받지 못했을 때 먹는 비상식량 역할을 하는 것이다. 별사탕은 첨가물이 들어가는 다른 사탕과는 달리 설탕을 정제한 순수한 설탕 결정체다. 당분이 바로 흡수되기 때문에 어느 식품보다도 빨리 몸에서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 하나는 알려진 것처럼 수분을 공급하기 위한 용도다. 일제는 오랜 세월에 걸쳐 전투식량을 연구한 끝에 건빵 포장에 별사탕을 함께 넣게 됐다. 19세기 서양 군대의 전투식량은 두 번 구운 딱딱한 빵인 비스킷이었다. 이것이 건빵의 모델이다. 서양 군대는 비스킷을 수프와 함께 먹었고 그러니 별도로 수분을 공급할 필요가 없었다. 지금도 서양 군대의 전투식량에는 비스킷 포장에 사탕이나 초콜릿이 함께 들어 있지 않다. 별도로 포장돼 있다.

 하지만 제국주의 시대 일본 육군은 취사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단독으로 먹는 비상 전투식량으로 건빵을 개발했다. 서양처럼 수프를 따로 끓이거나 일본 전통 된장국인 미소 국을 끓일 수 없었기에 건빵 봉투에 별도의 별사탕 덩어리를 넣기로 했던 것이다.

 건빵에 특별히 별사탕을 넣은 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저장성 때문이다. 사탕은 모두 마찬가지일 것 같지만 일반 사탕은 기온이 높으면 쉽게 녹는다. 또한 습기가 높아지면 눅눅해져서 먹기에 불편하다. 게다가 더운 날씨에 오래 두면 변질이 된다. 별사탕은 다르다. 고온에 구운 설탕 결정체이기 때문에 습기만 주의하면 더운 날씨에도 변하지 않고 20~30년까지 저장할 수 있다.

 별사탕에 알록달록 색깔을 입힌 이유는 무엇일까? 별사탕은 설탕을 고온에서 결정으로 만들기 때문에 흰색이 기본이다. 이런 별사탕에 빨강·노랑·파랑·녹색 등 갖가지 색깔을 입힌 것은 일본군이 만주와 시베리아 전선에서 겪은 경험이 바탕이 됐다고 한다.

 ‘일본 군량사(日本の兵食史)’라는 자료에 의하면 겨울철 지평선 끝까지 하얗게 눈으로 뒤덮인 만주·시베리아 벌판에서 건빵을 먹다 보면 그 속에 들어 있는 흰색 별사탕 역시 얼음 조각처럼 보였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얼음에 질린 병사들이 별사탕을 먹으며 얼음 조각을 먹는 것처럼 느꼈고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래서 별사탕에 다양한 색깔을 입혔더니 병사들이 크게 환영했을 뿐만 아니라 전쟁터의 긴장감을 없애는 데도 도움이 됐다.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게 목적이었지만 일본은 별사탕 하나가 병사의 사기에 미치는 영향까지 연구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