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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맞고 수장되는 2만 t급 상륙함

구름위 2013. 3. 21. 21:32

폭탄 맞고 수장되는 2만 t급 상륙함

 

망망대해, 바다와 하늘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드넓은 태평양 한가운데에 거대한 군함 한 척이 떠있다.

잠시 후 어디선가 날아온 미사일이 이 군함에 명중한다. 불길이 치솟는가 싶더니 다시 하늘에서 레이져 유도폭탄이 떨어져 갑판을 꿰뚫어놓는다.

연기에 휩싸여 불타오르는 군함에 다시 화염이 치솟는다. 어느새 수 ㎞까지 접근한 다른 군함들이 함포사격을 했기 때문이다.

서서히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던 군함은 채 30분이 안 돼 물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냉전이 한창이던 1968년 취역해 30년간 현역으로 활동하며 전 세계에 미국의 힘을 과시하던 '뉴올리언스함'(LPH-11 New Orleans)이 최후를 맞는 순간이었다.

이 사진은 지난 7월 12일(현지시간) '림팩 2010'(RIMPAC 2010) 해상사격 훈련에 표적함으로 동원된 뉴올리언스함의 마지막 모습으로, 미 해군이 7월14일 공개한 것이다.

림팩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 등 태평양 연안의 국가들이 참가해 2년에 한 번 펼치는 세계 최대의 합동 군사훈련이다.

이 훈련은 수십 척에 달하는 훈련 규모 외에도 실전적인 사격훈련을 위해 퇴역한 실제 군함을 표적함으로 동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2008년 훈련 때도 8000t급 퇴역 순양함이 표적함으로 동원됐으며, 2006년에는 취역한 지 30년도 안 된 4만t급 강습상륙함 '벨로우드함'(LHA-3 Belleau Wood)을 수장시키기도 했다.

올해 동원된 뉴올리언스함은 미 해군 최초의 강습상륙함인 '이오지마'(LPH-2 Iwojima)급의 6번함으로, 1968년 11월에 취역해 30년간 활동하면서 베트남전에서부터 걸프전까지 참전한 바 있다.

이 배는 길이 182m, 폭 26m의 비행갑판을 갖추고 있어 최대 20대의 헬기를 운용했으나 신형 강습상륙함에 밀려 지난 1997년 10월 퇴역했다.

이번 해상사격 훈련에서 뉴올리언스함은 만재배수량 약 1만 9400t의 거함답게 대함미사일과 항공기에서 투하한 레이져 유도폭탄 공격을 견뎌냈으나 이어진 각국 군함들의 함포사격으로 결국 수장됐다.

뉴올리언스함의 마지막은 호주 해군의 '와라문가함'(FFH-152 Warramunga)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