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무기 이야기

역사속 신무기<55>다발화전(多發火箭)

구름위 2017. 1. 10. 19:11

역사속 신무기<55>다발화전(多發火箭)

명나라 때 개발… 지금의 다연장로켓 원조격
2008. 02. 11   00:00 입력 | 2013. 01. 05   03:36 수정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Necessity is the mother of invention)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불편한 것은 참지 못하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 편리함을 위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고 궁극적으로는 인류 문명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는 표현이다.

이 말은 전쟁무기 발전사에서도 자주 인용되는데 실제로 거의 대부분의 무기는 적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한 필요에 의해 등장했기 때문이다.현대 군사용어로 다연장로켓(Multiple Rocket Launcher)이라 부르는 무기의 뿌리는 중국의 다발화전(多發火箭)이다.

다발화전은 역시 인류 역사상 최초의 로켓무기인 화전(火箭)을 보다 손쉽게 사용하기 위해 등장했다.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화전은 탄도가 불안정하고 명중률이 높지 않았는데 당시 중국인들은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발의 화전을 동시에 발사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명나라 때인 1368년 등장해 청나라 말기인 1912년까지 사용된 다발화전은 현대의 다연장로켓과 같이 여러 발의 화전을 동시에 발사할 수 있는 장치다.

다발화전은 현대의 다연장로켓을 병사들이 휴대하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작게 축소한 형태의 무기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각국은 전장에서 군대를 밀집대형으로 조밀하게 배치했기 때문에 적은 병력으로도 다수의 화살을 일제히 발사할 수 있는 다발화전은 가공할 만한 위력을 발휘했다.

다발화전에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으며 일반적으로 길이 70∼120㎝, 무게 4∼20㎏의 것이 주로 사용됐고 화전은 최소 3발에서 최대 100발까지 장전해 동시에 발사할 수 있었다.다발화전의 구조는 매우 간단해 위에서 보면 속이 빈 육각형 상자에 화전의 발사관 역할을 하는 원통과 화전의 도화선이 연결된 점화용 화문(火門)이 전부였다.

생산시기와 종류에 따라 별도의 발사관 대신 구멍 뚫린 판을 앞뒤로 두 장 설치해 화전을 고정하기도 했다.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비나 습기로 인해 장전된 화전의 화약이 못 쓰게 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뚜껑을 덮어 놓았고 병사들이 다발화전을 휴대하기 쉽도록 앞뒤로 어깨 끈이 연결돼 있었다.화약무기를 중요시한 명나라는 다발화전을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화기(火器)를 생산했고 그 수효는 최소 수천에서 최대 수만에 이를 정도였다.

보통 다발화전은 발사할 수 있는 화전의 숫자로 종류를 구분하는데 3연발 신기전(神機箭), 5연발 여오호출혈전(如五虎出穴箭), 10연발 화노류성전(火弩流星箭), 20연발 화룡전(火龍箭), 30연발 장사파적전(長蛇破敵箭), 32연발 일와봉전(一窩蜂箭), 40연발 군표횡분전(群豹橫奔箭), 49연발 사십구시비렴전(四十九矢飛廉箭), 30연발 다발화전 2개를 하나로 연결한 군응축토전(群鷹逐兎箭), 100연발 백호제분전(百虎齊奔箭) 및 신화전패(神火箭牌) 등이 있다.

다발화전의 등장은 로켓무기 발전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다발화전의 등장과 사용과정에서 정립된 로켓무기의 운용 개념이 시대를 초월해 현대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로켓무기인 중신기전을 100발씩 탑재하는 우리나라 조선 초기의 신기전 화차도 중국의 다발화전과 유사한 성격의 무기라고 할 수 있다. 1451년 완성된 신기전 화차는 이상적인 발사각도로 사격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중국의 다발화전류보다 훨씬 진보된 무기였다

역사속 신무기<56>화총(火銃)

13세기에 최초로 등장한 총의 원조
2008. 02. 18   00:00 입력 | 2013. 01. 05   03:37 수정

총은 화약무기뿐만 아니라 모든 무기를 통틀어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가장 치명적인 무기다. 현대 보병의 기본 무기인 자동소총에서 가장 작지만 가장 널리 사용되는 권총을 비롯해 산탄총·기관총·기관단총·저격소총 등 총의 종류와 형태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화총(火銃)은 원나라 때인 13세기에 처음 등장, 명나라 말기인 1644년까지 중국에서 전쟁에 사용된 화약무기 중 하나다. 화약의 힘으로 총탄을 발사하는 무기라는 점에서 총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무기는 총의 원조 격에 해당하는 무기다.

문헌에 의하면 화총의 전체 길이는 약 2m로 거의 창과 같은 수준이었으나 나무로 된 받침대를 제외한 실제 총신의 길이는 약 50㎝, 무게는 4㎏ 정도다. 봉 형태의 받침대는 일종의 개머리판으로 화총 발사 시 발생하는 반동을 흡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보통 한쪽 끝을 바닥에 고정하고 비스듬히 세워 조준, 발사했다.

주조로 만든 금속제 총신이 특징인 화총은 전장식으로 화약과 탄환을 장전한 다음 심지에 불을 붙이면 약실 위에 위치한 점화 구멍으로 불꽃이 타들어 가 장전된 총탄이 발사되는 원리로 작동했다.

동시대 다른 화약무기들과 달리 총신의 선두 끝부분이 퍼져 있지 않고 총구까지 총신과 총열의 굵기가 일정한 구조로 돼 있어 화약을 적게 사용하면서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화약의 연소와 함께 발생하는 가스의 폭발 압력을 탄환 발사하는 데 집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총신의 파열을 예방하기 위한 별도의 장치나 구조가 불필요했기 때문이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화총은 흑룡강성 아성에서 출토된 것이며 13세기 말 무렵 제작됐다. 외견상 다른 화총들과 비슷하나 구조가 더 간단한 것이 특징이다. 원나라 지정(至正) 11년(1351)에 만들어진 동화창(銅火槍·사진)은 역사상 가장 유명한 화총이며 제작연대가 명확하게 밝혀진 금속제 총신 중 가장 오래된 총으로 지금도 그 원형이 남아 있다.

화총은 여러 개의 탄환을 총구를 통해 밀어 넣어 장전했지만 당연히 단발이었고 최대 사정거리는 약 180m 정도로 추정하고 있으나 자료와 학자에 따라 10∼15m 정도 차이를 보인다.그러나 화총은 보다 간단히 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뛰어난 성능을 갖춘 조총이 서양에서 전래됨에 따라 16세기 이후 주요 화약무기의 지위를 조총에 넘겼고 점점 자취를 감췄다.

사실 화총의 외형은 성능 못지않게 외형을 중시하는 현대의 총뿐만 아니라 이후 등장한 화승총과도 완전히 동떨어진 형태를 하고 있으며 사용하기에 매우 불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이나 대포 등 금속관 형태의 화약무기류 중 가장 연대가 앞서는 무기라는 점에서 큰 가치가 있다. 이것이 바로 과거 등장했던 화창이나 돌화창과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화총이 이후 등장한 모든 화약 총기류의 원조이자 원형으로 평가받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