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무기 이야기
역사속 신무기<53>돌화창
구름위
2017. 1. 10. 19:09
역사속 신무기<53>돌화창
- 대나무 관서 탄환 발사… ‘원시적 화약무기’
- 2008. 01. 28 00:00 입력 | 2013. 01. 05 03:35 수정
굳이 이런 예를 들지 않더라도 대나무는 중국의 역사 속에서 중국인, 특히 한족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중국인들이 세계 최초로 만들어 사용한 화약 발사 무기 역시 금속이 아닌 대나무를 재료로 사용했다는 점이다. 돌화창(突火槍·사진)은 관 모양의 총신에 화약을 넣어 탄환을 발사하는 가장 원시적인 발포 무기이자 최초의 관형(管形) 화기다.
기록에 의하면 1259년 송나라 수춘 지역에서 발명됐으며 길이 60∼80㎝, 무게는 1∼1.5㎏에 한 번 사용하고 버리는 1회용 화약 무기라는 특징이 있다. 돌화창은 통에서 화염이 방사되는 화창을 기술적으로 좀 더 발전시킨 병기이며 병사가 휴대하고 탄환을 발사한다는 점에서 후에 등장하는 소총의 원형으로 분류한다.
굵은 대나무를 적당한 길이로 잘라 만든 통을 재료로 그 속을 파내고 뚫어 총신을 만들고 한쪽 끝단에 점화용 화승(火繩)을 넣는 구멍을 뚫었다. 뒷부분은 손잡이와 마개 역할을 겸하는 봉을 단단히 끼워 넣었고 화약과 탄환을 함께 섞어 만든 복합탄약은 앞으로 채워 넣었다. 이후 등장한 전장식 화승총처럼 화약과 탄환을 따로 장전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별도의 조준장치나 마개는 없었으며 전투가 벌어지면 심지에 불을 붙여 발사했다.
돌화창은 근거리의 적은 화염으로 비교적 원거리의 적은 탄환으로 살상한다는 개념의 무기로 화염과 탄환이 동시에 분사돼 적에게 피해를 입혔다. 그러나 당시 4∼5m를 넘지 못했으며 탄환은 어디로 날아갈지 아무도 몰랐다. 다만 발사 시 총성은 200m가 넘는 거리의 적들도 그 소리에 놀라 혼비백산했을 정도로 매우 컸고 다량의 돌화창을 일제 사격할 경우 그 효과는 더욱 배가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 공정이 간단해 특별한 기술 없이도 손쉽게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었고 가벼워 휴대도 용이했다. 제작비용이 다른 화약무기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했다는 사실도 돌화창이 오랜 기간 화약무기로 사용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대나무로 만들었기 때문에 한 번 사용하면 다시 쓸 수 없는 일회용 병기여서 적이 무기를 노획해도 한 번 사용한 돌화창은 다시 사용하거나 재생할 수 없었다.
심한 경우 탄환 발사 시 발생하는 고열과 압력으로 인해 총신 역할을 하는 대나무에 균열이 생기거나 아예 쪼개지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금속으로 된 총신이 등장하고 난 뒤에도 돌화창은 꾸준히 사용됐으며 명나라군이 사용한 무적죽장군(無敵竹將軍)은 가장 대표적인 개량형 돌화창이다. 간편한 조작성과 휴대성, 손쉬운 생산성과 저렴한 가격 등 돌화창의 독특한 특성은 이후 등장하는 다양한 화기에 영향을 미쳤고 모범이 됐다.
역사속 신무기<54>화전(火箭)
- 13~14세기 개발… 군용 로켓의 원조
- 2008. 02. 04 00:00 입력 | 2013. 01. 05 03:36 수정
그러나 로켓의 최초 개발 목적은 우주개발과 같은 인류 공동의 번영이 아닌 전쟁에 사용하기 위한 인명 살상무기였다. 최초의 로켓 무기는 중국에서 개발됐다. 중국어로 ‘호첸’ 영어로는 로켓(rocket)이라 불리는 불화살, 화전(火箭·사진)이 바로 그것.
화전은 활과 같은 발사기를 사용하지 않고 부착된 화약통의 화약이 연소할 때 발생하는 가스의 힘으로 목표까지 날아가는 로켓 화살을 말한다. 최초의 화전은 길이 70∼140㎝, 무게 0.5∼1㎏ 내외였고 유효사거리는 최대 500m, 최대사거리는 800m 정도였다. 최초의 화전은 화살에 추진체 역할을 하는 로켓통을 묶은 것으로 화창의 화약 분사방향을 반대로 하고 창대를 화살로 바꾼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이때 화약통의 역할은 화전이 목표까지 날아갈 수 있도록 추진력을 발휘하는 단순한 것이며 폭발이나 방화와 같은 역할은 크게 중요시되지 않았다.중국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역사적 자료와 근거가 부족해 보통 13세기께 화전에 대한 발상이 처음 구체화됐고 14세기 명나라 때 실용화됐다는 설을 정설로 인정하고 있다.
화전의 기원에 대해서도 화창의 화약통 방향을 잘못 부착했다 우연히 발견했다는 주장과 화살에 화약통을 부착해 처음 시험해 봤다는 설이 대립하고 있다. 사실 로켓 화살이 발명되기 이전에도 화살에 불을 붙인 불화살이나 기름이나 가연성 물질을 화살에 부착한 뒤 노나 활을 이용해 발사하는 모든 종류의 화살을 화전이라 불렀다.
사실 화전은 추진 방법만 다를 뿐 보통의 화살과 효과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이 때문에 화전의 위력을 배가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개량이 가해졌으며 비도전(飛刀箭)과 같이 관통력과 살상력을 더 강화하기 위해 화살촉을 개량한 것이 실제 전쟁에 사용되기도 했다. 특수한 성분의 가연성 물질을 화약통에 채워 넣어 목표물에 명중했을 때 화염방사나 독가스 공격 효과를 거두기 위한 시도도 있었다.
이와는 별도로 화전의 명중률을 높이기 위한 시도도 함께 진행됐다. 단순히 불을 붙여 발사하는 것으로는 목표를 명중시키거나 탄도가 부정확해지기 때문에 통이나 상자에 넣어 발사한 것. 이후 별도의 발사대를 설치하기도 했고 화전을 설치한 수레에 바퀴를 달아 기동성을 부여하기도 했지만 이러한 시도는 곧 중단됐다. 바로 화포(火砲)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화포의 등장은 화전의 활용 범위를 크게 제약했지만 화전은 로켓무기 발전의 초석이 됐을 뿐 새로운 화약무기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한편 중국인들은 여전히 로켓을 화전이라 부르는데 이는 중국인들의 관점에서 모든 로켓은 자신들이 처음 만든 화전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